키아프*에 처음 다녀왔다. 12-3년 전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가봤다.
키아프(KIAF)는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아트페어로 2002년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개최되었다. 한국미술 시장이 커지면서 키아프도 주목을 받았고, 해외에 한국 작가들을 소개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특히 작년부터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와 협업으로 프리즈 서울을 동시에 개최하고 있다.
미술 보는 걸 좋아하지만 미술을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다. 억지로 아는 척을 해보려 해도 기본이 없으니 어렵다. 그래도 괜찮다는 전시는 찾아 다니려고 노력한다. 취향과 선호가 그렇듯이 이것도 결국 많이, 오래 본 만큼 감각이 열릴 것이다.
특정 작가나 테마 전시가 아닌 아트페어라 더 내 느낌대로만 보고 즐겼다. 안그래도 짧은 지식으로 하나하나 신경 쓰고 보면 머리를 너무 많이 쓴다. 그런데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 각각 갤러리도 엄청 많고 각 갤러리마다 작품 수도 꽤 많아 금방 지쳐버리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아래는 오늘 보고 인상 깊었던 작품을 찍은 것이다. 내가 대체로 미알못이라 그런지 강렬한 색채나 인상을 가진 유화 작품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사진은 없지만 인상깊은 작품도 많았다.
갤러리 바톤에서 본 김보희 작가의 Beyond도 좋았다. 이름이 낯이 익어서 생각해보니 예전에 신문기사에서 작가를 소개하는 기사를 보고 스크랩을 해놓았다. 지연풍경을 정말 아련한 듯 생생하게 그려서 인상이 깊었다. BTS의 RM이 김보희 작가 전시를 다녀가 더욱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과 대만 갤러리에서 많은 아시아 작가들 작품을 봤는데 인상 깊었다. 아시아권 현대 미술작가들을 볼 기회가 전혀 없는데 놀랄 만한 작품이 많았다.
하나는 대만작가 Chieh-Sen Chiu 작품이다. Der Hong Art Gallery 부스에서 봤다. 이 작가는 지도를 여러겹 겹친 다음 지도를 음각해서 작품을 만든다. 그러면서 도로망을 부각시키거나 글자를 세겨넣어 평면의 지도에 입체감을 만든다. 사회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일본 추상미술이다. 코헤이 나와(Kohei Nawa)라는 작가인데 상당히 큰
폭 그림으로 Dune#63이란 작품이었다.
아트페어 특성상 위 작품들은 다 판매하는 작품이다. 좀 큰 사이즈는 그냥 수천 만원을 호가한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매입하고 있었다. 화려한 옷을 차려입고 온 사람들도 많았다. 재래시장 같이 활기차면서도 냉정한 자본주의 논리가 작동하는 증권가 같았다. 미술은 주관적이라지만 그 가치는 생각보다 철저한 기준에 따라 매겨지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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