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와 ‘NOPE' 두 편을 리뷰한다. 스포일러 주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임시완, 천우희 주연의 영화이다. 동명의 일본 소설 원작이 있다.

극중 나미(천우희)가 핸드폰을 잃어 버렸는데, 이를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범(임시완)이 습득하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을 내용으로 한다.
임시완은 전작 비상선언에 이어 빌런 연기를 했다. 전작과 다른 점은 이번에는 연쇄살인범이고 그 동기, 정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열쇠는 ‘미스터리한 태도’ ‘뻔뻔함’ ‘극학무도함’인데 나름 잘 표현한 것 같다.
천우희는 아무래도 수동적일 수 밖에 없는 피해자 캐릭터 안에서 고분분투한 것 같다.
임시완의 정체가 반전이라 그게 밝혀지는 장면 연출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그 장면으로 인하여 물음표가 더 커져 후반부로 가는 동력을 얻는데, 개연성 측면에서 아쉽다. 경찰이 그렇게 쉽게 물러서는 것도 좀 그렇고. 그래서 후반부가 조금 김빠지는 면이 있다. 원작의 한계일 수도 있다만 원작이 영화가 아닌 이상 결국 얼마나 잘 각색했는지 문제 아닐까.
총점
⭐️⭐️⭐️
그 다음은 놉.
조던 필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이다. 기발한 소재, 독특한 각복, 뛰어난 연출력으로 영화를 참 맛깔나게 만드는 재주를 가졌다.

놉의 예고편만 봤을 때 어떤 내용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개봉 이후 관련 기사나 인터넷글을 찾아보지 않았고, 넷플릭스에 올라오자마자 바로 봤다. 실로 오랜만에 거의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본 영화였다.
OJ(다니엘 칼루야)네 이야기와 주프(스티브 연) 이야기가 두 축으로 진행되다 증폭된다. OJ 이야기만 있었다면 외계 괴수 영화로 끝났을 텐데 주프 이야기가 변주를 준다. 물론 OJ네 스토리 안에도 다양한 장치가 있어 흥미롭다.
다니엘 칼루야의 연기는 흡입력 있다. 어둠 속에서 큰 눈으로 표현해내는 감정 연기가 인상깊었다. 외진 곳에 살며 말을 키우며 일생을 보낸 시골 청년의 무기력함을 잘 표현했다. 그 무기력함이 외계 괴수 앞에서 용감함, 복수심으로 바뀌는 모습도.
무엇에 대한 영화인지, 본다는 것은 무엇이지, 인간과 동물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관계 등 깊은 고민거리를 준다.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준다는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그러나 조동필 감독은 메시지가 넘치지 않게 지루하지 않게 세밀히 영상을 다룬다.
영화 중간에 나오는 성경구절이다.
“내가 또 더러운 것을 너에게 던져 너를 모욕하고 너를 구경거리가 되게 하겠다.”
나훔 3:6 KLB
https://bible.com/bible/86/nam.3.6.KLB
“I will throw filth at you and treat you with contempt and make you a spectacle.”
Nahum 3:6 ESV
https://bible.com/bible/59/nam.3.6.ESV
영화에서 you가 누구인지 명확하진 않다. 성경에서는 타락한 니느웨 도시를 뜻한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진 재킷, 주드, 관객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각각에 따라 영화 해석이 달라진다. 간만에 눈과 머리가 즐거웠다.
총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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